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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렌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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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신인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12/05
    삼성특검과 국가신인도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우주소년 짱가’의 노랫말이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짱가의 법칙’이라고 할까, 이 법칙은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가 않다.

-재벌 위기마다 단골메뉴-

박정희 시절에는 ‘긴급조치’라는 전가의 보도가 있었던 탓에, 문제가 생기면 군대를 동원했다. 하지만 1980년대는 이런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세련된 대국민 심리전이 필요했다. 그래서 시국이 하 수상하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부부, 형제, 심지어 사돈에 팔촌까지 줄줄이 엮인 ‘고정 간첩단’이다. 대개 4·19혁명과 광주 민주화운동이 연상되는 4월에서 5월이 성수기였다. 물론 학생의 날이 들어 있는 11월도 택일로는 나쁘지 않았다. 이런 예방적, 선제적 조치를 통해 당시의 군부는 국민을 협박하였다. 자신에 반대하는 일은 모두 북의 지령을 받은 남파간첩들의 조종한 결과라는 것이 당시 군부의 대국민 메시지였다. 이후 6월항쟁을 거쳐 한국사회에서 절차민주화가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고 난 뒤부터, 이런 상징조작은 더 이상 통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후에도 간첩단 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6월 항쟁 이전처럼 그렇게 빈번하지도, 또 그렇게 노골적으로 정치적 목적에 종속되지는 않았다.

최근 들어 ‘짱가의 법칙’이 아주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재벌의 불법행위가 문제가 될 때마다 등장한다. 고정간첩단이 아니라, 국가신인도라는 명목을 앞세우고 말이다. 작년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비자금사건 때도 그랬다. 각종 언론을 동원해 시중의 동정여론을 조성한 뒤 한국경제에 대한 현대의 기여도를 볼 때 회장 부자의 구속은 심각한 경영 공백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가신인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누구도 정회장 구속 뒤 국가신인도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국가신인도는 이번 삼성 특검법안에도 등장한다. 정성진 법무장관이 총대를 멨다. 삼성 특검법안이 예의 국가경제와 국가신인도에 중대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식이다. 아마 특검이 본격화되면 한국경제는 갑자기 어려워질 것이다.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라기 보다, 재벌 ‘그들만의’ 연구소에서 출처도 애매하고 인과관계도 얼기설기한 각종 자료들이 출현할 터이고 그래서 한국경제는 갑자기 위기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 것이다.

-촌티나는 ‘협박’ 이제 그만-

1980년대의 간첩단 조작이 군부에 의한 국가 테러의 결과물이라면, 2000년대의 국가신인도는 재벌에 의한 담론 조작의 산물이다. 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은 국가신인도를 그 무슨 하늘의 심판처럼 여겼다. 논쟁을 하다가도 국가신인도를 들이대면, 마치 만화영화속 비밀병기 출현처럼 화들짝 놀라곤 했다. 무디스니 S&P 등의 신용등급 매기기가 결국 월가의 국제금융자본이 자기들 밥그릇 지키기 위해 만들어 낸 교묘한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사실 그리 오래 된 일은 아니다. 경제관료들이 국가신인도,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마치 무슨 신탁(神託)이라도 받은 것처럼 경건, 엄숙하게 모시더라도, 이제는 이로부터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누가 국가신인도를 들이대며 협박을 하더라도, 이를 그저 ‘촌티’ 정도로 받아넘기는 법도 배워야 할 때가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이 법칙만은 잊지 말자.



‘어디선가 재벌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국가신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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