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불빛을 밝히며..
김성현
사람들 사이에서 받은 상심은
푸른 바닷물로 씻길 수 있을까
희망이 절망으로 변하면서 찾은 바다는
말 없이 어둠을 불러오고 있었다
초저녁에 올라와 이미 잠든 초승달
밤이 돼서야 존재가 드러나는
저 너럭바위 위 등대는
모두 잠든 이 밤의 외로움을 무엇으로 견뎠을까
저 자리를 얼마나 떠나고 싶었을까
물가에 비친 그림자를 쓰다듬으며 등대를 위로할 때
절망 같은 어둠 속의 한 줄기 불빛
그리고 세상의 끝이라 생각했던 바다 저 편에서
하나 둘 돌아오는 사람들
희망과 절망 사이에 등대가 있었구나
사람은 등대를 통해 다시 사람 사이로 돌아오는구나
내 마음의 불빛을 꺼 버렸으니
아무도 나를 찾아오는 이 없었던 거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가슴에 빗장 걸었으니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지 못하고 도망만 다녔던 거다
제 한 목숨 불 밝히며 살면
외로움도 상처도 없을 거라고
저 고암등대는 숨쉬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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